[거제도 한달살이] No.9 다양섬 인터뷰진(zine)-3

공유를위한창조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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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함께하는 경험을 가치있게 생각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오랜 기간 살다가 서울살이에 회의감을 느끼면서 거제를 찾게 된 사람입니다. 사람만나는 걸 굉장히 좋아하고, 사람들과 함께 공동생활과 경험을 가치있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서울살이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외부환경적인 요인이 컸어요. 나 자신을 흔들리지 않게 가꿀려고 했던거죠. 일년에 쉬는 날이 10일도 되지 않게 열심히 살았는데,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으면서 '내가 그렇게 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었나.. 아무것도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힘들게 살지 말고 편안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죠.


한달살이에 지원하게 된 계기랑 맞닿아 있으신건가요?

네. 서울에 사는 것 자체에 회의감이 컸죠.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 해야 하나? 여유가 없었던 걸 모른척 하면서 견디면서 살아왔던거죠. 그런 걸 내려놓고, 다른 꿈? 꿈이란게 어느 순간부터 좁게 보여지는 거에요. 나의 전공, 성별 그리고 환경 그런걸로요. 조건 자체를 필터링하면서 보다 보니까 꿈이 꿈이 아니라, '꿈이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만으로 변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살기 싫어서 그런 전환점을 찾고 싶어 내려오게 되었어요.


장승포에서 한달을 살아보니까 어떠신가요?

장승포는 고양이가 굉장히 많아요(웃음). 바다가 보이고 깨끗하고. 바다 비린대도 많이 안나고요. 무엇보다 그냥 장승포엔 뭐가 없어서 좋아요.

거제에서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겨보셨어요. 어떤 것들이 좋았나요?

서핑도 하고, 트래킹도 하고, 술도 먹고. 저는 술도 여가 생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따로 나가서 했던 여가 생활이 아니라 밗 옥상에서 했던 것 자체가 여가생활이었어요. 누군가와 함께 밥을 해서 먹고, 치우고, 음악도 듣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고. 참여자 친구들이 주말에 놀러왔을 때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 만으로도 그 자체가 여가 생활이었어요. 서핑, 트래킹도 좋았지만 굳이 노력해서 나가서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우리가 함께 만들었던 것들이 전부 여가생활이지 않았나, 행복이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한달살이를 마무리하고, 현실로 복귀 할텐데 앞으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으세요?

솔직히 아직 결정을 못했어요. 이번주가 되어서야 굉장히 고민이 많이 되는데. 한번 지방도시에서 살아볼까 하는 생각? 이건 '일'과 맞닿아 있어서 더 고민을 해보려고 해요.

그 것 말고는 서울로 돌아가면 우리집 옥상에도 밗 옥처럽 직접 꾸며볼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세원이나 본부장님 모셔서 같이 해볼까(웃음). 근데 막상 꾸며놓고 나면 금방 떠날 것 같애요.


현실로 복귀 했을 때 무엇이 가장 그리울까요?

저는 같이 밥먹었던 것. 저는 혼자 있으면 밥을 잘 안먹거든요. 제가 기본적으로 요리를 하면 많이해요. 사람이 많은 걸 좋아하고, 음식을 남길 정도로 많이 하고 먹는 걸 좋아하고. 여기선 밥 한끼 먹으면 3시간이었거든요(웃음). 아침, 점심, 저녁만 먹는 삼시세끼를 하라해도 근데 행복했고 재미있었어요. 문득 집에서 혼자 밥을 먹게 된다면 이 순간들이 생각나서 괜히 울컥할것 같아요.




한달을 살아보면서, 지방도시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셨나요?

제가 10년전에 담양에서 한달간 살았었는데, 그 때랑 지금의 지방도시는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담야에선 버스가 하루에 2대밖에 없었어요. 장승포도 당연히 그럴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교통이 굉장히 발달되어 있어서 지방도시에서도 충분히 편의시설이나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쉽게 조달되고. 굳이 서울이랑 비교했을 때는 분명 차이가 있겠지만, 내가 살아가는데는 지방도시도 불편함은 없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곧 세컨드빌리지, 커뮤니티 워크미션으로 마무리가 됩니다.  거기에서 역할이나 준비하고 계신 내용은 무엇인가요?

저는 커뮤니티 워크미션을 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어요. 지금 세원이랑 둘이서 준비하고 있는데. 장승포를 어떻게 하면 특색있게 살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장승포에선 장어가 많이 나오니깐 장어 골목을 만들어서 사람들이 찾을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걸 준비하면서 저희와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하게 되었구요.  저는 기획자 겸 쉐프구요. 쉐프라고 하긴 거창하고 그냥 장어 손질하고 요리할 것 같애요. 장어 케밥을 만들어 볼까 합니다.


11월에 열릴 거제도 한달살이 참여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겪어보지 않으면 사실 모를 것 같아요. 한달간 살러 여기 찾아오시면, 내 안에서 무언가를 찾고 보여주고 나를 발전시키고 하는 부담감은 가지지 않으면 좋겠어요. 이 곳에서 편히 있다보면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 한달이란 시간이 나에게 힐링이 될 수 있고, 그 힐링이 단순히 쉬는게 아니라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될거라 생각해요.

너무 욕심갖지 말고 왔으면 해요. 좋은 사람들과 편안한 곳에서 나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우리 또래들은 모자르게 살아온 사람든 없는 것 같애요. 근데 항상 늘 부족하다 생각하고, 앞으로 발전시켜나가려고 하니까 그 속에서 매너리즘에 빠지건, 좌절감이나 우울감이 드는 것 같은데.  우린 모두 괜찮은 사람들이라 생각하거든요.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발견해서 그걸 끄집어 낼 수 있는 환경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 환경은 여기 거제에 있으니깐.


마지막으로 한달살이의 소감은요?

2020년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어요. 개인적일 수도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올해 되게 힘들었거든요. 근데 어느 정도는 여기서 많이 치유를 받고 간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나고 나서 분명히 생각나겠죠? 안좋았던 기억은 거의 없고 다 좋았던 것 같아요. 저한테 2020년 하면 장승포의 한달살이가 생각나지 않을까. 만약에 거제도에 다시 오면 장승포를 꼭 들리지 않을까. 2020년 = 밗이에요. 저는 너무 좋았어요.




인터뷰 / 손유진

촬영 / 한상지

편집/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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