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달살이] No.8 다양섬-인터뷰진(zine)-2

공유를위한창조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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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을 제일의 가치로 생각하지만 집순이가 되고 있는 모험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장승포에 한달간 거주하게 된 유미화 입니다.

한달살이에 지원하게된 계기는 간단했어요. 이전에 다니던 회사와의 계약이 올해 9월초에 끝났고, 그에 맞춰 놀러갈 곳들을 찾고 있었죠. 그런데 돌연 코로나19로 해외에 못가게 되었죠. 그러던중 누워서 인스타그램을 스토리를 넘겨보는데 ‘다양섬 로컬라이프’ 광고를 보게되었고, 그걸 보고 저는 그 자리에서 바로 휴대폰으로 신청했어요. 너무나 감사하게도 (1기로 선정되어) 이 곳에 오게되었습니다


한달살이 홍보 문구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나요?

‘라이프스타일.’ 저는 사실 그때당시 홍보 공고를 자세히 읽진 않았어요. 

주최측(공유를위한창조)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찾아보지도 않았고. 그냥 포스터,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사진, ‘다양섬’, ‘거제’,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키워드만 보고 신청한 케이스예요.

사실 서핑같은 건 전혀 모르고 왔어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있는 모습 자체를 기대하고 오신건가요?

사실 기대는 1도 안했어요.(웃음) 그래서 장승포 오기 전 날에 술을 마시고 오기도 했고.

기대를 안해야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한달살이로 거제 장승포로 오셨는데, 막상 살아보시니 어떠신가요?

저는 매일매일이 되게 행복했어요. 그래서 매일매일 '거제도에 있고 싶다'라고 생각했죠. 한달살이 첫날 친척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미화야 거기(거제도) 갔다면서, 거기서 정착할 생각 추호도 하지마라' 라고 말씀하셨죠. 거기에 저는 '걱정하지마! 나는 서울이 너무 좋아! 나는 도시체질인것 같아'라고 답했고. 1주차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2주차에는 '재밌다'. 3주차에는 '여기 좋네, 별장하나 짓고 싶다.'라는 생각도 들고. 물론 별장을 짓는다기보다 에어비앤비에 가깝죠.4주차엔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서 행복하게 보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나중에 내가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주말에 놀러오고 싶다. 거제도에 방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행복'을 많이 언급해주셨는데요. 미화님에게 있어서 행복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제가 구속받지 않고 행동하는 거요. 회사를 다니게 되면, 나는 세모같은 사람인데 회사에서는 정사각형 틀에 나를 가둬야 하죠. 저는 그게 너무 아프다는 거죠. 잘라내야 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번 한달살이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바다보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어떻게든 트래킹을 나가려고 하고 아침에는 산책을 가고 여유가 생기니 운동도 하고 영상편집도 하게 되었죠.



도시에서 살다오신만큼 불편하거나 아쉬운 점도 있지 않았나요?

장승포동에서도 배달이 충분히 되는 편이고, 택시도 얼마든지 탈 수 있고. 물리적으로 불편한건 없어요. 아쉬웠던 건 장승포 자체로도 너무나 아름다운 동네인데, 사람들이 많이 모른다는 점이죠.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잖아요. '장승포에 없는 것들을 새로 만들고 개발하기 보다는 장승포가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잘 활용해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 만큼 장승포가 아름다운 것들이 많고, 알려지지 않은 것도 너무 많고. 조금만 다듬으며 예쁘게 될 것도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이번 한달살이는 일과 여가간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미화씨는 일과 여가를 구분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통합이 가능하다고 보시나요?

저는 무조건 구분해야 하는 사람이에요. 내가 일에 열정적으로 임할 떄는 일이 곧 삶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열정은 쉽게 사그라들 수 있죠. 사그라드는 순간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일은 일이고, 여가는 여가고.. 완벽하게 구분해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좋아하는 일을 시작으로 취미생활을 생업으로 이어가는 경우도 있죠?

제가 그랬었어요. 칵테일을 좋아해서 칵테일 바에서 일했었는데, 어느 순간 일이 되어버렸죠. 그런 경험을 겪어서 그런지 저는 일과 여가를 분리하고 싶어요. 그냥 일은 진짜 일이고, 대신 일이 끝난 이후에는 내 삶을 충분하게 살자는 거죠. 그리고 거기(여가)에서 세컨드 잡(second job)이 될 여지를 발견한다면 세컨드 잡으로 삼고 싶지만, 그게 제 퍼스트 잡(first job)이 될 수는 없을 것 같애요.


퍼스트 잡, 세컨드 잡으로 구분되어 있네요.

네. 저는 구분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세상은 여러 직업을 갖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두번째 수입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저는 만약에 가능하다면 세컨드 잡은 제가 좋아하는 여가 활동을 통해 얻고 싶어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좋아하는 일이 있나요?

집꾸미기를 진짜 좋아해요. 예전에 칵테일 바를 운영했을 때도 그렇고. 집 꾸미는 것도 그렇고. 저는 SNS, 인스타그램 피드도 어떻게 보면 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공간 꾸미기를 많이 생각하고, 좋아하는 편인데. 가능하면 에어비앤비 같은 플랫폼을 통해 숙소를 제공하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한달살이가 끝나면 돌아갈텐데, 한달살이의 어떤 점이 가장 그리울 것 같나요?

저는 라이트하우스와 바다. 눈을 떴을 때 들리는 파도소리, 푸르른 바다, 일렁거리는 햇살.

도시에서 맛볼 수 없는 풍경들이 기억에 남겠죠. 그리고 한달살이를 함께 했던 사람들, 운영진이 기억에 남을 것 같애요. 왜냐하면 다시 제가 거제에 도더라도 지금처럼 똑같이 모여 있지는 않을테니깐요. 그 느낌이 다시는 안나겠죠. 사람이 제일 그리울 것 같아요. 풍경은 변하지 않는 편이니깐요.


지역정착을 했을 때 중요한 요소는 무엇일까요?

저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지금 당장 늘상 꿈꿔왔던 런던, 바르셀로나를 간다해도 그렇게 크게 혹하지는 않을 것 같아요. 당연히 처음 몇 일간은 좋겠죠. 그런데 친구를 사귀고 정착하는데는 또 시간이 필요해요. 결국 함께하는 사람이 중요하죠.


한달살이 마무리를 앞두고 있죠. 소감은 어떠신가요?

'엉엉엉(ㅠㅠ)'하고 슬픈 건 아니고요(웃음). 너무 재미있었고, 2020년에 한 일 중에서 가장 잘한 일은 여기서 한달살이를 한거죠. 진심이에요. 너무 행복했어요. 그리고 정말로 거제에 다시 내려 올 수 있을 것 같은 여운을 주는 한달이었어요. 지금 당장 어떤 액션을 취할 건 아니지만. '다시 올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약간 그런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고향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것 같애요.



인터뷰/ 손유진

촬영/ 한상지

편집 / 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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