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섬 인터뷰진01

공유를위한창조
2021-04-19
조회수 269

저녁있는 삶보단 아침있는 삶을 꿈꾸는 놀이터디자이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공연과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기획자 고소미 입니다. 주로 어떤 공간을 대상으로,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나 그 안에서 펼쳐지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습니다.
‘잘 놀줄 아는 사람이 힘이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한달살이는 어떤 계기로 지원하게 되었나요?

‘다양섬’이라는 수식어를 본 순간 저와 어울릴 수 있는, 그리고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제도라는 배경이 저에게는 생소하고 낯선 지역이여서 그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기대하고 왔습니다.



실제 기대했던 바도 있었을 텐데, 막상 장승포에 살아보니 어떤 점이 다른것같았나요?

저는 ‘바다’하면 해수욕장에 관광객으로 가서 봐왔던 장면들이 전부였어요. 그런점에서 장승포는 항구에 자리잡은 마을이라는 점이 특별하게 다가왔었죠.
어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그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기반시설을 이용하는 분들을 가까이서 자주볼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한달살이를 통해 지역 리서치 프로그램을 했었죠. 장승포동을 직접 거닐며 동네를 답사했는데요, 인상깊었던 포인트들이 있나요?

제가 서울에서 짐을 한가득 지고 터미널에 내려서 ‘밗’으로 찾아오는 길이었는데, 도로에 닭들이 너무나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는거예요. 철장에 갇혀있는게 아니고 길러지고 있는 모습도 아닌것 같았어요. ‘저거(?) 특이하다. 길고양이는 많이봤어도 길닭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걸(길닭) 다른 한달살이 참여자 분들께 이야기하니까 거리에서 마찬가지로 거리에서 닭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봤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번 ‘다양섬거제에서 로컬라이프’는 일과 여가생활간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기간이죠. 
한달살이 이전에는 일과 여가간의 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나요?

일을 하는 방식에 따라 관점을 달리했던것 같아요.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일에 종사하고 있을 때는 아무래도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여가생활을)해야하다보니 제약이 있었죠. 반면에 출퇴근이 자유로운 여건에서는 크게 구분하지 않고 지냈던거 같아요.

업무공간과 여가시간을 즐기는 공간이 구분된것도 있고, 출퇴근시간에 따른 제약도 영향을 미쳤었죠. 그 두가지(출퇴근이 일정한 삶과, 자유로운 삶)를 다 경험해보니 여러분들(한달살이 크루분들)이 이야기하신 것처럼 ‘일과 삶을 구분하지 않고 지내는게 맞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이 한달살이를 통해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지점을 깨달은 건 언제인가요?

서울에서 퇴근시간만 기다리고 있는 저를 봤을 때. (그런 제 모습이)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상황에 놓여있으니 다른방식으로 일할때(출퇴근시간이 자유로운 방식)를 꿈꾸고 바라게 되더라고요.



새로운 생활을 찾아보기 위한 다양한 여가생활을 경험해봤죠.  가장 기억에 남는 여가생활이 있나요?

저는 아웃도어(outdoor)보다는 인도어(indoor)에 가까운 사람이에요. 그런데 한달살이 일정표에 적혀있는 서핑, 캠핑이 진짜일줄은 몰랐어요. 비유적 표현인줄 알았거든요. 

이를테면 서핑은 ‘웹서핑’을 의미한다던지...그래서 막상 서핑을 한다고 했을 때는 ‘이걸 진짜 한다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장도 준비되어있지 않았죠.
그래도 막상 맞딱뜨리니 그런 것들도 어렵지 않고, ‘가볍게 돗자리 깔고 피크닉처럼 자연스럽게 진행할 수 있는 거구나’하고 장벽이 허물어졌어요.






소미님 같은 경우 좋아하는 일이 업(job)으로 가는 것이 본인에게도 맞다고 하셨죠. 
그렇다면 어떤 일을 실제 일로 연결시키고 싶은건가요? 생각해둔게 있나요?

학생때 교내 축제 기획을 한 적이있어요. 수익활동 보다는 자치적인 활동이었죠. 그 경험을 통해서 프로그램 기획으로 예술가나 여러 활동가들, 아니면 대중을 타깃으로 확장한다면 (그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조금 더 생산적인 일로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에 방향성을 두고 준비하고 있어요.



이번 커뮤니티 워크미션으로 한달살이가 마무리 되죠.  소미님이 준비중인 워크미션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뭐하고 놀 때 재밌어?’라는 질문에서 시작했어요. 밗 옥상을 ‘장승포월드’라는 놀이공간으로 연출해서 사람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준비중이죠.
 ‘장승포 월드에 오신걸 환영합니다-’라는 테마송(?)도 만들었습니다.

저는 같이 협업해야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그사람이 가장 잘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포착하는 편인거 같아요.
그래서 저를 기획자라고 소개했을 때는 많은 분들이 자신들을 활용해서 기획에 잘 녹아들게 해주겠구나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 그래서 팀이 잘 짜여지고, 구성을 잡아가는데 도움이 되지않았을까...라고 생각되요



한달살이 이후의 이야기를 해보죠.  한달살이가 마무리 되면 살고있던 곳으로 돌아가겠죠.
서울로 돌아가면 이번 한달살이의 어떤 점이 가장 그리울것 같나요?

저는 혼자 장승포로를 걸어갈 때 불이켜져있는 ‘밗’이나 ‘여가’의 모습이요. 누군가가 안에 있고, 뭔가 작업을 하고 있다는 뜻이잖아요.
불이 켜져 있을때면 언제든 제가 들렀다가 갈 수 있고, 항상 동료가 여기에 있다는 공간이 이 동네에 있다는 점이 가장 위안이 되었어요. 

간혹 공간의 불이 꺼져있을 때면 약간 ‘서운하다? 아무도 없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곳(밗, 여가)을 찾아가려는 게 아니였지만 (불이 꺼져있을 때면)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해요.






그럼 나의 친구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장승포는 어떨까요?

사실은 서울이 제가 ‘돌아온 곳(고향)’이겠지만, 오히려 장승포에 왔을 때 ‘돌아왔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다른 고향’같은 장소인 셈이죠


한달살이 신청서에 거제도하면 떠오르는게 ‘없다’라고 적으셨었죠. 
이제는 떠오르는 요소들이 생겼나요?

그럼요. 아주많죠. (손가락으로 열심히 세어보며)
일단은 장승포 터미널 쪽 동네, 능포라는 곳이 떠오를 것 같아요. 처음에 왔을 때 그냥 길바닥인데 뜬금없이 시외버스가 정차를 하고, 내려야한다고 해서 당황했었어요.
‘여기가 터미널이야?’했던 경험이 계속 생각날 것 같고, 훗날 다시 방문했을 때 달라져있을 터미널 주변부 모습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밗 옥상 해먹에 누워있을 때. 거기에 누워서 옆으로 흘깃 보면 옹기종기 옥상데크에 사람들이 모여서 놀고있고, 하늘은 뻥뚫려 있는 그 모습. 또 라이트하우스(한달살이 숙소) 303호에서 보이는 정박한 배들, 그 곳에서 열심히 어획한 해산물들을 정비하고 다시 채비를 해서 바다로 나가는 모습을 매일 봤던 경험이 기억에 남을 것같아요.


한달살이 1기가 마무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후 2기가 진행될 예정인데요, 2기 참여자 분들께 하고싶은 말은?

시작할 때는 몰랐는데 중간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이 나를 위한거구나’하는 뭔가 불이 탁! 켜지는 느낌을 얻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에 대해서 다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해서 오기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왔을 때 더 잘 소화할 수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한달살이를 마친 소감은?

한상지 매니저님의 장어탕이 계속 생각날거 같아요! 구수하고 싶은 국물의 맛을 깊이 간직하고… 이후에도 생각날 때 먹으러 찾아올 수 있도록.(웃음)



interview. 손유진

photograph. 한상지



본 글은 2020.9.29. 공유를위한창조 블로그에서 발췌하여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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