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달살이] NO.10 다양섬 인터뷰 (zine)-10

공유를위한창조
2021-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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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을 큰 섬에 털어버리려합니다.


자기소개부탁합니다.

저는 부산에서 살고있는 스물네살 이세원입니다. 기나긴 축구선수 생활을 14년정도 했었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추억이 있는 거제도에서 또 다른 새로운 추억을 만들려고 내려왔습니다. 성격은… 그냥 무뚝뚝 합니다.


축구생활은 그만두고 오신건가요? 아니면 쉬는 중인가요?

그만둔지 2년이 지났어요. 그만두고 나서는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가게를 관리하기도 하고, 아버지가 하시는 인테리어 공사를 따라다니면서 일을 배우기도 했죠. 


한달살이 질문으로 들어가보죠. 이번 한달살이에 왜 참여하시게 되었나요? 그리고 신청하시면서 기대했던 점이 있나요?

사람들을 만나서 세상을 알고 싶었어요. 축구 세상말고요. 어찌되었든 다른 참여자들은 저보다 사회경험이 많을거라고 기대했어요. 왜냐하면 저는 운동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사회생활에 발을 딛은 입장이었거든요. 사람들을 만나서 사회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또 거제도가 저한테는 조금의 정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했고요.  장승포가 조용한 동네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마침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기도 했고, 시끄러운 부산을 떠나고 싶었다는 생각도 (신청에)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한달동안 장승포도 돌아보고, 거제도도 돌아보았죠. 살아보니까 어떤 것 같나요?

장승포는 말 그대로 조용히 살고싶은 동네, 오로지 여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동네 같아요. 장승포 자체가 다른 관광지와는 달리 사람들이 올 이유가 (아직은)없는 것 같거든요. 현시점에서는 여기 있는 사람들만 잘 살기위해 발전시키는 동네 같네요.


그렇다면, 세원씨 본인에게 있어서 장승포란 어떤 동네인지?

저는 살아보고 싶어요. 근데 그 산다는 것 자체에는 기간이 있을 같네요. 일종의 유통기한인 셈이죠. 시간이 지나면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다 싶어요.


이번 한달살이 중에서 가장 좋았던 경험과 아쉬웠던 경험은?

좋았던 건 서핑. 처음해봤으니까요. 또 능포에 가서 캠핑을 하고, 자고, 먹고 사람들과 이야기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이랑 밖에서 자면서(캠핑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한달살이 프로그램 자체에서 아쉬움은 못느꼈어요. 그저께 바람의 언덕을 갔는데 제트스키, 요트가 보이더라고요. 그걸 타고싶었는데 못탔던거 정도가 아쉽네요.



장승포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장소,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나요?

기억에 남는 건 등대랑 등대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모습. 저는 장승포를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면 빨간등대와 하얀등대 그 사이를 그릴 것 같아요. 한달살이 프로그램 중에 지심도를 갔었는데, 지심도에 배를 타고 가는 길목이기도 했고… 또 새벽이나 저녁에 어선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모습도 인상깊었죠


트레킹, 서핑 등의 여가생활을 한달살이에서 즐기기도 했죠.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여가생활이 있나요?

서핑이요. 부산에 가서도 서핑은 할거같아요. 그리고 불피워놓고 밗 옥상에서 사람들이랑 이야기했던 경험이요. 또 밗 입구 평상에서 사람들이랑 줄지어 앉아서 와인을 마셨을 때. 그게 제일 좋았죠. 분위기 진짜 좋았어요.


많은 여가생활을 즐겼고, 한편으로는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보는 기간이기도 했어요. 주로 일, 여가생활과 그 둘 사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해보기도 했는데 그 두가지(일과 여가)가 연결될 수 있을까요?

저는 될 수 있을것 같아요. 방금말한 서핑이 좋다면 서핑강사를 해도 되는 거고. 불피우며 이야기했던 경험, 함께 와인을 즐겼던 경험이 좋다면 불을 피워서 둘러앉아 와인을 마시는 일을 할 수도 있겠고. 이전에는 여가생활(좋아하는 일)이 직업이 된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어요. 한달살이를 하러와서 떠오른거고. 근데 한달살이를 해보니까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요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워라밸, 워라인 등 다양한 단어들이 언급되곤 하는데요,  스스로 생각해보았을 때 ‘나한텐 이게 맞는 것 같다’싶은 삶의 방식이 있나요? 혹은 원하는 삶의 방식은?

주최측(공유를위한창조)이 일하는 모습을 한달살이를 하면서 보게 되잖아요. 근데 그 모습을 보고있으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들었어요. 자유로운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언제든지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죠. 일속에 여가생활이 있다고 보여지는데, 그런 방식이 (저한테는)자유롭고 좋은 것 같습니다.


이번 한달살이 에세이를 사람, 특히 타인들을 주제로 적으셨던데?

저를 제외한 아홉명(한달살이 멤버들)의 인상이나 스토리를 적었죠. 파트별 제목도 해당 인물들의 이름에서 따왔어요. 책을 쓴다고 해서 막 리서치를 해가지고 거제도가 이랬더라, 저랬더라 하는 것보다 에세이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한 것 같아요. 에세이가 한 권의 책으로 나오는데 그 책에 본인들의 이야기가 담긴다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았거든요. 


1기가 끝나고 나면 11월달에는 2기 친구들이 이곳으로 올거예요. 앞으로 올 2기 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포차포차’부터 가보라고 하고싶고요(웃음). 너무 늦은 밤만 아니면 혼자, 혹은 두 명이서 장승포를 걸어다녀보라고 하고싶습니다. 생각정리가 아주 잘되거든요. 그리고 낚시도 해보라고 하고싶어요. 이 동네 자체가 취미생활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그리고 술은 다들 자제하시고, 간 영양제 챙겨오시고. 아, 나중에 1기와 2기 멤버들이 함께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한달살이를 마친 소감은?

여기 오기전에 걱정을 했었어요. 부산을 떠나서 한달을 산다는게 축구 선수 생활할 때 빼고 처음이라… 사회생활도 처음이라 부담감, 긴장감이 있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지루하면 긴시간이라고 느끼잖아요. 반면에 재미있으면 짧게 느껴지고. 저는 이번 한달살이가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손유진

촬영/한상지

편집/이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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